<학생기자 연재> 빈곤국에 IT의 씨를 뿌리다 : OLPC BootCamp



디지털정보융합학과 학생기자 남유정 (urisum@gmail.com)


‘100달러 노트북’ 으로도 익히 알려져 있는 OLPC(One Laptop Per Child)를 실제로 만져본 이가 우리나라에 몇 명이나 있을까. 디지털정보융합학과에서는 2011년 봄학기에 개설된 ‘컴퓨터 융합기술’ 수업에서 아시아 최초로 OLPC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OLPC Asia 이재철 대표와 함께하는 이번 수업에서 국내 OLPC 저변 확대를 위한 OLPC BootCamp를 지난 4월 15일에 개최했다.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에서 열린 이번 캠프에는 한국교원대학교, KERIS, BICON, 포항공대, 연세대학교,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수단 자원봉사자들을 비롯 70여 명이 참가했다. 이번 BootCamp는 크게 OLPC소개, 워크샵, 실습, 총 세  섹션으로 나누어져 진행되었다.


1. OLPC 소개


우선 OLPC Asia 이재철 대표의 ‘OLPC개념 및 현황 소개’로 캠프가 시작되었다. 이 대표는 ‘스스로 찾아서 배워 나가는 창의적인 교육을 위한 기기,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기,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찾아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기기’가 바로 OLPC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한 OLPC Asia 본부가 우리나라에 설립된 점을 역설하며 “한국이 OLPC 보급의 선두주자가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실제 몽골의 경우 이미 OLPC 14,500대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은 보급 현황이 미흡하다. OLPC Asia 본부가 우리나라에 설립된 지 6개월, IT인프라 환경이 구축되지 않은 아시아 지역에의 OLPC 보급 및 교육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때라는 것에 모두들 공감했다.




디지털정보융합학과 이중식 교수는 ‘컴퓨터융합기술’ 수업 및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을 소개하며 적정기술의 관점에서 바라보는OLPC의 가치와 전망 등을 함께 이야기 했다. 수업 소개에 이어 수강생들이 각자 수업에서 맡은 콜롬비아, 수단, 우간다, 인도네시아, 아시아 등지를 대상으로 하는 OLPC 보급 및 교육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진행현황을 발표했다. 단순히 OLPC를 광범위하게 보급하는 것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 국가에 최적화된 보급 및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수강생들이 고민하고 있다는 대목을 엿볼 수 있었다.


2. BootCamp 진행 연구원 인터뷰



Interview #1. 디지털정보융합학과 석사과정 유보미

Q. 워크샵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A. 우리가 교육할 대상은 한 번도 OLPC를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이다. 워크샵을 준비한 우리도 처음 랩탑을 접했을 때 굉장히 많은 점이 어색하게 느껴졌고 궁금했다. 우리가 맨 처음 랩탑을 만져보면서 느낀 의문점들을 BootCamp에 오신 분들 또한 동일하게 느낄 것이라 생각했다. 때문에 처음 랩탑을 접했을 때 최대한 진입장벽을 낮게 느끼게 하려고 노력했다.


Interview #2. 디지털정보융합학과 석사과정 김재석

Q. 워크샵에서 Tech부분 발표를 준비하며 어떤 점에 가장 신경썼나

A. 내가 맡은 부분은 프로그래밍과 관련한 OLPC 액티비티, OLPC 액티비티 라이브코딩 시연이었다. OLPC 액티비티를 처음 개발해보는 개발자 분들이 두려움 없이 코딩에 다가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워크샵의 첫 번째 목표였다. 라이브코딩을 눈 앞에서 보면 확실히 진입장벽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프로그래밍 액티비티를 개발자들과 함께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노력했다. 프로그래머 및 컴퓨터 업계에서 영향력 있으신 분들이 다수 참여한 가운데, 프로그래밍 액티비티를 통해 아이들이 무엇을 학습하고 느낄 수 있는지 서로 이야기하며 생각해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Interview #3. 디지털정보융합학과 석사과정 유보미

Q. 실습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A. 아무래도 OLPC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기기이다 보니, 어른들이 처음부터 익숙하게 사용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특히 나이가 지긋하셔서 기존 PC도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이 종종 있었다. 보통 OLPC를 설명할 때 기존 PC와 비교하며 예를 들어 설명하곤 했는데, 이런 분들에게는 또다른 설명 방법이 필요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기존 PC 또한 적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 했다.

Q. 워크샵과 실습을 함께 진행하며 느낀 점은 무엇인가

A. 실습과 이론 교육을 적절히 버무려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앞서 워크샵에서 설명한 부분을 실습에서 다시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생소한 기기이기에 더욱 이론과 실습을 매칭시키는 것이 어려웠던 것 같다.


Interview #4. 디지털정보융합학과 석사과정 정영찬

Q. 이번 캠프를 진행하며 어떤 점을 느꼈나

A. 우리나라의 국제협력에 대한 인식을 더욱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특정 계층이 아닌, 다양한 계층과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OLPC 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국제협력’이 더이상 지엽적으로 이루어지는 고민이 아니라 보편적인 관심사로 떠오르는 화두라는 것을 느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그러나 통합과 융합을 모토로 하는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세계의 지식과 정보의 격차를 고민하고 앞으로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질문과 고민들이 첫 술에 그치지는 않으리라.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활동을 통해 정보불평등 해소와 국제협력에 기여할 디융과를, 그리고 우리를 기대해본다.


안나 학생 '핀란드 알토대학교"


서울대를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 융합관련 학과들이 재편되거나 생성되고 있다. 학문의 세분화가 이뤄지던 발산의 시대에도 학문의 목적은 '축적된 지식으로부터 인류에게 유익한 정수를 뽑아내는 것이거나 그런 지식을 축적해 가는 것'이었다. 이 과정은 수렴을 필연적으로 포함한다. 굳이 먼 나라 가서 낯선 것을 배워오는 이유도 도피성 유학이 아니라면 1)더 새롭고 좋은 것을 배워와서 2)내가 가진 옛 것에 적용하여 3)'더 나은 새 것을 만들려고'다. 선별과정을 거친 축적은 연구에 꼭 필요하다. 따라서 통합이 트렌드인 시대이든 분리가 트렌드인 시대이든 융합은 어떤 지향점일 수밖에 없다.

융합을 활자만으로 떠들어 대지 않는 곳에 다녀왔다. 북유럽에 융합을 모토로 한 몇 개의 대학들이 있다. 첫 편은 핀란드의 알토대학교이다. 다음 편은 네덜란드의 델프트 공과대학이다.

*Aalto University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는 원래 헬싱키 예술・디자인 대학(University of Art and Design Helsinki, Taik), 헬싱키 경영 대학(Helsinki School of Economics, HSE), 헬싱키 공과 대학(Helsinki Univ- ersity of Technology, TKK)이 있었다. 각 분야를 대표하는 핀란드 최고의 대학들이다. 세 대학은 IDBM(The International Design Business Management)이라는 프로젝트를 1990년대 중반부터 수행해 왔다.

세 학교의 석사 과정에 있는 학생들이 정해진 과제를 1년 동안 해결하는 프로젝트이다. IDBM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정착된 디자인경영기술학 정규 석사 과정 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져 있다. 10년을 훌쩍 넘는 기간동안 수행된 실험을 통해 세 대학교는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수업만이 아닌 학교 차원에서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